정지용문학상 역대 수상작 20회~27회 보기-김초혜,도종환,이동순,문효치,이상국,정희성,나태주,이근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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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문학상 역대 수상작 20회~27회 보기-김초혜,도종환,이동순,문효치,이상국,정희성,나태주,이근배 시인

by 브리핑1004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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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문학상은 '시와 시학사'에서 1989년 제정한 문학상입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공동 주최하고 '지용회'가 주관합니다.

 

정지용문학상 역대 수상작 20회~27회 보기

 

 

 

정지용문학상  제 20회 2008년 수상작 

 

마음화상 

김초혜

 

그대가 
그림속의 불에 
손을 데었다 하면
나는 금새
3도 화상을 입는다.

마음의 마음은 
몇번이고 몇번이고
화상을 입는다.

 


 

정지용문학상  제21회 2009년 수상작

 

바이올린 켜는 여자

 도종환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

 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

 한 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

 그 여자 얇은 아랫턱과 어깨 사이에

 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

 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

 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히 긋고 가

 노래 한 곡 될 수 있다면 

 내 나머지 생은 여기서 접고 싶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연애하고 싶다

 그녀의 활에 내 갈비뼈를 맡기고 싶다

 내 나머지 생이

 가슴 저미는 노래 한 곡으로 남을 수 있다면

 내 생이 여기서 거덜 나도 좋겠다

 바이올린 소리의 발밑에

 동전바구니로 있어도 좋겠다

 거기 던져 주고 간 몇 잎의 지폐를 들고

 뜨끈한 국물이 안경알을 뿌옇게 가리는

  포장마차에 들러 후후 불어

  밤의 온기를 나누어 마신 뒤

  팔짱을 끼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싶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 수 있다면

 


 

정지용문학상 22회 2010년 수상작 

 

발견의 기쁨

이동순

 

누더기처럼

함석과 판자를 다닥다닥 기운

낡은 창고 벽으로 그 씨앗은 날려왔을 것이다

거기서 더이상 떠나가지 못하고

창고 벽에 부딪혀

그 억새와 바랭이와

엉겅퀴는 대충 그곳에 마음 정하고 싹을 틔웠을 것이다

사람도 정처없이

이렇게 이룬 터전 많았으리라

다른 곳은 풀이 없는데

창고 틈새에만 유난히 더부룩 돋았다

말이란 놈들이 그늘찿아

창고 옆으로 왔다가 그 풀을 보고

맛있게 뜯어먹고 갔다

새 풀을 발견한 기쁨 참지 못하고

연신 발굽을 차며

히히힝 소리 질러댔다 

 


 

정지용문학상  23회 2011년 수상작

 

백제시: *酒君

문효치

가슴속에

매 한 마리 키우네

 

서늘한 기류 밖

푸른 별 하나 나꿔챌

 

매 한 마리

숫돌에 부리를 갈아 날을 세우고

옹이를 찍어 발톱에 힘을 기르네

 

날마다 하늘을 우러러보며

별 하나 표적을 찾아

 

눈을 닦고 있는

매 한 마리 자라고 있네

 

* 일본 황실에 매 사냥법을 가르쳐준 백제인

 


 

 

 

정지용문학상  24회 2012년 수상작

 

옥상의 가을

이상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들어 있다

피는 따뜻하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정지용문학상  25회 2013년 수상작

 

그리운 나무

정희성

사람은 지가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

그 사람 가까이 가서 서성대기라도 하지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을 가지로 뻗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정지용문학상  26회 2014년 수상작

 

꽃 2

나태주

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정지용문학상  27회 2015년 수상작

 

말더듬이

이근배

말더듬이가 되고 싶어요
어머니
사랑 앞에서는
더더욱,

호박꽃

꿀을 따러 들어온
벌이 남기고 간
고 다디단 것
쪽!

대낮

꽁지가 붙은
잠자리 한 쌍
허공에 떠 있다
암컷을 부르는
매미 울음 들끓는
대낮.

 

 

 

정지용문학상 28회~36회 수상작 보기: 신달자,김남조,김광규,문태준,장석남,이문재,최동호,유종호,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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